군 간부를 사칭해 수십 명분의 음식을 미리 주문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예약부도)' 사건이 전국에서 70여 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취합해 분석한 후 피의자 추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군 간부 등을 사칭해 소상공인에게 △대량·단체 주문을 발주하거나 △전투식량·식자재 대리구매를 빙자해 금원을 송금하게 하고 잠적하는 사건이 전날 오후 6시 기준 총 76건 입건됐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군부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예약 사기 피해를 당한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인천 강화군 일대 음식점 6곳에서는 지난달 13일 군 간부를 사칭한 노쇼 및 피싱 범죄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해병대 간부를 사칭한 신원 미상의 A씨는 이들 식당에 음식 50인분을 주문할 것처럼 연락한 뒤, 본인 소속 부대의 '내부 사정'을 설명하며 전투식량 구매비 등을 대신 지불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수본은 강원청 형사기동대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사건을 병합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올해 들어 기존에 단건별로 수사하던 방식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건을 취합·분석한 후 범죄 연관성이 높은 사건을 하나로 합쳐 집중 수사하는 병합수사 체계로 전환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대량 주문 접수 시 예약금을 설정하고 공식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