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리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입력
2024.12.02 18:30
기자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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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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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IRBM 발사 성공" 주장… 전문가 "러 기술 이전받았을 가능성"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7일 보도했지만 우리 군은 성과를 과장하는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극초음속 IRBM이 작년 4월 발사한 '화성포-16나형'을 성능 개량한 것으로 보여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6일 신형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했으며,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대장이 현장을 지도했다. 전날 평양 인근에서 발사된 극초음속 IRBM은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로 1차 정점고도 99.8㎞, 2차 정점고도 42.5㎞를 기록했으며 사거리는 1,500㎞로 목표 지점에 정확히 탄착됐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한미일이 분석한 사거리는 1,100㎞이며, 2차 정점고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변칙적으로 움직이면서 적의 요격 체계를 무력화하는 장점이 있는데, 1·2차 정점 고도 차이가 클수록 요격 회피 능력이 뛰어나다. 우리 군의 발표대로 2차 정점고도가 없었다면 북한이 아직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무기체계를 보유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될 것"이라며 "최신형 극초음속 IRBM의 성능은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실장은 "한미 연합 감시정찰(ISR) 자산과 미사일 방어체계를 기반으로 북한이 보유한 어떠한 미사일도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신형'이라고 강조한 이번 극초음속 IRBM을 작년 4월 발사한 것과 동일한 '화성포-16나형'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합참이 전날 발표한 정점고도 100㎞, 극초음속 활공체(HGV) 분리 시 최대 속도 마하 10 이상, 비행거리 1,100㎞ 등의 정보만 놓고 봐도 작년에 비해선 향상된 성능을 얻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면에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동기 동체 제작에는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사용됐다"며 "비행 및 유도조종체계에도 새로운 효과적인 방식이 도입됐다"고 이례적으로 개선점을 공개했다. 탄소섬유는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어 대북 제재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러시아를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위성 기술을 공유할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힌 부분도 북러 간 미사일 기술 협력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기술 진보를 이루고 있으며, 북한은 이번 발사로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궤적을 쫓아가고 있다"며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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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尹 체포영장 집행' 앞둔 경찰… 경호처 저지선 뚫는 게 관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하기 위한 방책을 고심 중이다. 공조본은 ①대통령경호처 수뇌부 현행범 체포로 지휘체계를 무력화한 뒤 ②투입 인력 충원으로 현장을 진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일 첫 집행에 실패한 공조본이 기한 연장을 위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은 7일 오후 발부됐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조본 내부에선 5시간 30분 만에 실패로 끝난 1차 집행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전략이 있어야 윤 대통령 체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더욱 촘촘해진 경호처의 저지선을 뚫는 게 관건이다. 1차 집행 당시 체포팀이 진입했던 한남동 관저 내 산길 곳곳에는 원형 철조망이 설치됐고, 차벽을 이중 삼중 쌓은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측에선 '경호처 수뇌부'를 먼저 체포해 지휘체계를 무너뜨리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특히 총책임자인 박종준 경호처장 체포 의지가 강하다. 경찰은 1차 집행 직전에도 공수처에 박 처장이 집행을 저지하면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장에서 공수처가 난색을 표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 관계자는 "수뇌부 4명만 체포해도 성과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은 이미 박 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도 있다. 특수단이 소환장을 수 차례 보낸 것도 체포영장 신청 명분을 쌓는 수순일 수 있다. 특수단은 이날 2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박 처장에게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보냈는데, 사실상의 '최후통첩' 성격을 띤다. 경찰은 통상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특수단은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각각 8일과 10일까지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했다. 수사팀은 관저 진입로 확보를 위해 현장 투입 경찰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선 헬기 동원이나 경찰특공대 투입 주장도 나온다. 민관기 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특공대 100명만 있어도 진압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애물을 치우면서 선두에서 진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단은 대테러 진압 작전에 특화된 특공대 투입은 무력 충돌도 불사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어서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경호처 인력에 버금가는 대규모 경력 투입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수뇌부부터 공략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경찰 안팎에선 "3박 4일에 걸쳐 하루에 20~30명씩 체포해 경호 인력 전원을 진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공조본이 관저 앞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의 근접 경호 인력을 물리치고 체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를 받고 있는 데다, 관저 내 보안시설 구조도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특수단 내부에선 2차 집행 성공 여부가 오동운 공수처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시각도 있다. 오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2차 영장이 (집행되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각오로 철두철미 준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체포영장은 판사의 명령장으로도 인식하고 있고 그 명령을 집행하는 것은 검사의 정당한 업무집행"이라며 "체포영장이 어떤 이유로도 방해돼선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박종준 처장 등의 체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의 변수가 될 수 있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특별검사법'이 재표결을 거쳐 통과된다면 수사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CES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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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찾아주고, 차 몰아오고...생성형 AI, 챗봇 넘어 '배그 친구' 된다
"3레벨 조끼(방탄복)랑 5탄(5.56㎜ 탄약) 필요한데 찾아줄래?" (배틀그라운드 플레이어) "조끼랑 근처에 탄약 있어. 찍어 둘게. 적 봤어. 내가 엄호할게." (AI 캐릭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장식한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행동하는 게임 캐릭터를 구현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새 기술이 적용되는 게임으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위메이드넥스트의 '미르5' 등 한국 게임이 꼽혔다. 크래프톤은 7일 CES 2025의 엔비디아 발표를 통해 AI 혁신 기술 'CPC(Co-Playable Character)'를 최초 공개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자율 게임 캐릭터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CPC는 게임에 특화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모델(SLM)을 바탕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캐릭터다. 이날 엔비디아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게이머가 AI 동료 'PUBG 얼라이'와 협력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게임 속 AI 동료는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필요한 아이템이나 차량을 찾아오고 적을 발견하면 경고도 한다. 출시를 앞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속 AI 캐릭터는 생성형 AI로 하루 일정을 알아서 짜거나 조정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캐릭터의 행동에 맞춰서 행동한다. 위메이드 종속회사 위메이드넥스트도 이날 엔비디아 에이스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미르5'의 AI 보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게임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공부하고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인다. 게임 캐릭터는 이용자가 조종하지 않으면 모두 AI 캐릭터다. 다만 기존 논 플레이어블 캐릭터(NPC)가 정해진 원리와 엄격한 규칙에 따라 행동하며 사람의 지능을 흉내 내는 단계였다면 생성형 AI를 도입한 캐릭터는 현실 인간과 유사하게 학습하고 상황에 맞춰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는 넷이즈의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등에도 생성형 AI 도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케이타 이이다 엔비디아 개발자 협력 부문 부사장은 "AI는 게임 개발 및 플레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엔비디아 에이스 같은 혁신적 AI 기술을 다양한 라이브 게임에 도입해 새로운 독창적 경험을 구현할 것"이라 밝혔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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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 보나… 미국 맥도널드, 4년 만에 '다양성 정책' 폐기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가 4년 전 도입했던 '다양성 정책' 일부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변화한 법적 환경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맥도널드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을 비롯한 진보 이데올로기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이날 "고용, 승진이나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하던 일부 다양성 정책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앞으로 고위 경영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또 공급 업체가 다양성 교육을 개발하도록 하거나, 소수 집단을 경영진으로 채용하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중단했다. 다양성 정책 변경과 관련, 맥도널드는 이날 전 세계의 가맹점주와 노동자, 원재료 공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한도 공개했다. 서한에서 맥도널드는 이번 조치가 2023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결정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업의 (다양성 목표 관련) 프로그램 변화도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월마트와 할리데이비슨 등의 다양성 목표 포기를 예시로 든 맥도널드는 '법적 환경 변화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 조치에는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성 의제'에 반감을 표해 온 트럼프 당선자가 오는 20일 취임과 함께 집권 2기를 연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달 22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해 공공기관과 기업의 DEI 프로그램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정치적 올바름(PC) 등 진보 세력이 추구하는 의제에 대한 반감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기업의 DEI 활동에 대한 백래시(사회적 변화에 대한 반발)가 거세지고 있다"며 "트럼프는 다양성 정책에 공공연하게 반대해 왔다"고 짚었다. 맥도널드의 이번 조치에는 '트럼프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