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360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급' 경기 침체로 인한 중국 청년 구직난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중국 베이징일보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전날 종료된 중국 공무원 시험인 '궈카오(國考)' 필기시험 응시자는 총 34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약 40만 명 늘어난 수치다. 역대 최대 규모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들은 3만9,700개의 공무원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평균 경쟁률은 86 대 1로 집계됐다. 2022년 68 대 1, 지난해 70 대 1의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역대 최고치다. 중국직업교육학회의 경우 단 1명만 채용한다고 공고했는데 무려 1만6,7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만6,700 대 1이라는 상상 밖 경쟁률이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 공무원은 고용 안정성과 정규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는 특성 덕에 인기 직업으로 꼽혀왔다. 다만 낮은 임금 탓에 대기업 선호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깊어진 최근 수년 새 청년 구직자들의 공무원 쏠림세가 짙어지고 있다. 중국 상관신문은 "최근 경기 침체로 몇 년 동안 많은 기업이 채용을 줄였기 때문에 대졸자들이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1%로 집계됐다. '체감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2월 재학생 실업률을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통계 방식을 도입하고도 올해 내내 17~18%대의 심각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궈카오 응시 자격의 경우 대졸자는 18세 이상 35세 미만이며, 석·박사의 경우 40세 미만이다. 다만 중국 당국은 이번 궈카오에서 올해 대학을 갓 졸업한 응시자를 우선 선발키로 했는데 이 역시 청년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취업난 심화와 더불어 상승했던 대학원 진학률은 '주춤세'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2025학년도 전국석사연구생 입학시험 지원자는 388만 명으로, 전년(438만 명)보다 약 50만 명 줄었다. 2023학년도엔 474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최근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취업난 심화로 대졸 입사를 포기하고 석사 취업을 택한 이들이 잠시 증가했지만 석사 졸업장 역시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다시 대학원 진학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