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을 향해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허 전 이사장은 29일 "정몽규 회장의 귀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정 회장은 국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또 한 번 축구 팬들과 축구인들에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면서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회장이 책임 있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주길 바랐고, 그래야 우리 축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하지만 정 회장은 국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정으로 또 한 번 축구 팬들과 축구인들에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전날 4선 도전을 위해 내달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홍 감독 선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정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스포츠윤리센터도 정 회장이 축구협회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직무태만' 결론을 내리고 문체부에 징계를 요구했다.
허 전 이사장은 이에 "정 회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4선 도전 선언이 아니라 위법·부당한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문체부 감사결과 조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허 전 이사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8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공식화했다. 현재까지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는 허 전 이사장과 정 회장이라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이사장은 "(정 회장과의 대결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다윗과 골리앗이란 말이 들린다. 하지만 비겁하고 비굴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변화를 바라는 축구 팬들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공정과 반칙이 사라지길 바라는 축구인들이 함께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