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지원을 받고 있는 80대 노인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200만 원을 기부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 30분쯤 수수한 옷차림의 80대 여성이 대청동주민센터 도움벨을 눌렀다. 대청동주민센터는 계단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의 경우 동사무소 입구에 설치된 벨을 누르면 직원이 내려가 민원을 해결한다. 벨소리를 들은 사회복지담당 직원이 입구로 나가자 노인은 꼬깃꼬깃 접은 봉투를 내밀며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 이웃돕기 성금임을 알아차린 직원이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그는 “기부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고, 큰 금액이 아니라 부끄럽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봉투 안에는 현금 200만 원과 “동장님과 여러 선생님께서 안녕하십니까.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선생님의 많은 사랑 덕분에 잘 삽니다. 감사합니다”고 적힌 쪽지가 들어 있었다.
해당 노인은 인근에 50년 이상 거주해 온 주민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생활이 어려워 요양보호사 등 주민센터를 통해 각종 복지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센터는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대청동 취약계층의 생계비 등으로 쓸 계획이다. 김지영 대청동장은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사랑에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소중한 뜻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