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11월 폭설로 자동차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고 택배·배달이 지연되는 등 산업 현장 곳곳도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기업들은 출퇴근이 어려운 임직원에게 재택 근무나 휴가 사용을 권유하는 등 오전 내내 바삐 움직였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기아오토랜드화성 1~3공장 중 1·2공장은 전날 내린 폭설 영향으로 가동을 멈췄다. 이 공장은 한 해 51만9,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기아 1공장은 쏘렌토를 주로 만드는데 지붕에 눈이 쌓여 처짐 현상이 나타났고 2공장도 사고 예방을 위해 오전 조업을 관두고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기아 관계자는 "이날 안전 점검을 통해 2공장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오후 다시 가동했다"며 "1공장도 안전 점검이 끝나는 대로 다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폭설로 수도권 일부 도로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아침부터 발을 동동 굴렀다. 수도권 지역 기업들은 긴급 셔틀 버스를 마련하거나 재택 근무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직원에게 무리하게 이동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공유 오피스 사용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각 사업장과 인근 지하철역을 오가는 긴급 순환 셔틀도 편성했다. SK하이닉스는 출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폭설로 인해 출근이 불가할 경우 특별휴가를 부여한다고 공지했다.
경기 화성시의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는 이날 전원 재택 근무를 실시했고 경기 평택시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 전장 부품 생산 라인은 통근버스의 정상 운행이 어려워 오전에 일부 시설을 축소 운영했다. LG관계자는 "임직원 약 8,000인에게 안전상 이유로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했고 사업장 도로 및 보행로 눈 치우기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도로 상황에 직격탄을 맞는 택배·배달 서비스도 줄줄이 미뤄졌다. 이날 배달앱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라이더와 배송 기사 안전을 위해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배송 지연을 알리는 등 적극 대응했다.
쿠팡 로켓배송은 도로 상황이 안 좋은 일부 지역에서 배송이 지연됐다. 이날 오전 쿠팡 이천 지역에서는 물류센터 주변 차량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쿠팡은 또 이날 하루 배송 지연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쿠팡플렉스에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눈이 많이 온 군포·수원·안양·용인 등의 지역은 21∼60건 배송 시 2만 원, 61∼90건 배송시 7만 원, 91건 이상 배송 시 15만 원을 각각 추가로 주는 식이다. 쿠팡플렉스는 쿠팡이 직고용한 배달기사인 쿠팡친구가 처리하지 못한 물량을 건당 수수료를 받고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차량으로 배송하는 아르바이트다.
CJ대한통운도 이날 오전 경기 남부 지역 등 일부 터미널이 폭설로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회사는 간선·배송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져 고객에게 배송이 지연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택배기사에겐 무리해서 차량을 운행하지 말라는 공지를 내렸다.
배달의민족은 자사앱에 '기상악화로 배달이 늦어질 수 있다'는 배너를 띄웠다. 배달의민족은 특정 지역에 기상 상황이 크게 나빠질 경우 라이더 안전을 위해 배민1과 배민 B마트 서비스 범위를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쿠팡이츠도 앱에 '폭설로 주문이 증가해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이 축소될 수 있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폭설, 도로 통제 등으로 배송이 불가한 일부 지역에서는 우회 배송을 하고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 고객에게 사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