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원이 소요되는 종합운동장 야외 관람석 교체 작업을 200만 원에 해결한 경남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 ‘2024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289개 기관에서 제출한 570여 개 사례 중 17건이 본선 경쟁을 벌였다.
2002년 준공된 양산종합운동장은 자외선 노출에 따른 관람석 빛바램으로 보수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단이 추산한 교체 비용은 14억 원이고 단순 도색에 필요한 금액도 2억 원이 넘었다.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지원 사업에 신청했지만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대책을 고심하던 직원들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표면에 황변이나 백화현상 발생 시 특수약품을 가열해 그 증기를 표면에 쐬어 투명하게 복원하는 원리를 의자에도 적용해 보기로 했다.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면 원래 색이 돌아오는 유튜브 영상을 발견하면서 확신도 생겼다. 그길로 부탄가스와 토치를 구입해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냥 불을 갖다 댔을 뿐인데 하얗게 바랜 의자가 마법처럼 20여 년 전 설치 당시의 선명한 색상으로 돌아왔다. 일부 구역만 작업한 뒤 7개월간 지켜본 결과 재변색이나 안전상 문제도 없었다. 권태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는 “자외선은 플라스틱의 색소 구조를 변형시키는데, 뜨거운 열을 가해 변형된 얇은 표면층만 제거한 것”이라며 “옷에 생긴 보풀을 없애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1월부터는 전 직원이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 2개월 만에 2만2,000개 관람석 색 복원 작업을 끝냈다. 투입된 예산은 LP가스 20kg 25개와 토치 등 총 192만 원으로, 예상 비용의 0.1%다. 박성관 양산시시설공단 이사장은 “다른 지자체에서 의자를 들고 벤치마킹도 많이 온다”며 “직원들의 오랜 적극행정 노력이 공식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