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금리 인하" 공감 이룬 연준 위원들... 한은 기준금리는?

입력
2024.11.27 18:30
연준, 11월 FOMC 의사록 공개
노동시장 견고하고 경제 활동 확장
중립금리 불확실성도 신중론 지지
시장도 '완만한 인하' 전망이 우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향후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앞으로 물가와 고용, 경제 활동 상황이 변하면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가속할 수 있다는 엇갈린 의견도 내놓았다.

26일(현지시간) 연준은 홈페이지를 통해 앞서 6, 7일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참석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아지고 경제가 완전 고용에 근접하는 가운데 데이터가 예상과 부합하게 나온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gradually) 중립적인 정책 기조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정책 금리를 4.5~4.7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하면서 향후 통화 완화 속도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소비 지출 등 경제 활동도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부양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중립금리, 즉 경제가 과열 또는 침체 없이 잠재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신중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의사록은 “다수의 위원은 중립금리 추정의 불확실성으로 현재 통화정책이 얼마나 긴축적인지를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약 수준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봤다”고 밝혔다.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거나 더 빨리 내리게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의사록은 “일부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통화정책 완화를 현 수준에서 멈추고 제약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또 다른 위원들은 경제 활동과 고용 사정이 불안정해지면 통화정책을 더 빠른 속도로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위원들이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입수되는 경제 지표와 전망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의사록 내용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근 공개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파월 의장은 앞서 14일 미 텍사스주(州)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 미국 경제의 성과가 “놀랍도록 좋았다”며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 전망도 ‘완만한 인하’로 기울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62.8%, 동결할 확률을 37.2%로 보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고환율 고착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연준발(發) 신중론까지 확산하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전보다 후퇴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가 15~20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는 28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 예상했다. 전월 같은 응답보다 47%포인트 뛴 것이다. 나머지 17%는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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