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에서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후 특정 대학 출신 졸업자를 채용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이른바 '채용 괴담'이 확산되는 가운데, 동덕여대 총장도 취업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하며 학생들을 몰아세웠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지난 24일 공개한 대학본부와의 면담 속기록에 따르면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이날 학생들을 향해 "(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대화로 할 수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학교를··· 사람의 몸을 난도질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 학교에 충격이 오래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졸업해서 취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 빨리 해결이 돼야 여러분들에게도 좋지 않냐"고 언급했다.
이어 "왜 이렇게 수순을 밟았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본부에서 손 하나 까딱한 것 없고, 본부에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우리가 무엇을 했길래 점거를 해서 이런 것들을 표출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학교가 잘못되려고 그런 사안을 논하겠냐. 다 학생들을 위한 것인데 학령 인구가 반토막이 나는 등 (상황에서) 이런 논의를 안 할 대학이 있겠냐"라며 "같이 논의를 해서 일해야 하는 어려운 시점인데, 학생들이 이렇게 터뜨리고 볼 것인지 안타깝고, 대외적으로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서울 ㄷ여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파손, 지워지지 않는 비가역적 낙서, 교수님이나 행정 직원분들에 대한 폭력적 언행, 설립자 동상 훼손 등에 관한 뉴스를 접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어 파장을 일으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이번 사태를 언급하며 특정 여대 출신 지원자들을 뽑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하반기 공채 때 OO여대 합격률 낮아질 예정 같다" "인사담당자인데 OO은 다 빼야겠다" "인사팀 이미 필터링 시작했다" "OO여대, XX여대 거르고 있다" "여대 출신 최하점 준다" 등이다.
익명 커뮤니티 특성상 사실과 달리 과장된 글일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만약 실제로 기업이 여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채용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여러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현재 지방 관서에서 취합 중"이라며 관련 사실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한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