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을 중재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6시간 이내에 휴전 협상 타결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언도 나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어 "(휴전안) 논의는 건설적이었으며, 대화가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커비 보좌관은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미 국무부도 "견해차를 크게 좁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밟아야 할 단계가 있다.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앞서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등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CNN방송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레바논 고위 소식통 4명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6시간 이내에 휴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휴전 협상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휴전 협정 초안에는 △60일간 휴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철군 △레바논군 중화기의 리타니강 북쪽 이동 등 내용이 담겼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막판 쟁점이었던 군 철수 과정 감독 주체를 누구로 할지의 문제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아스 부 사브 레바논 의회 부의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주도하에 프랑스를 포함한 5개국 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휴전 협상 최종 타결까지 남은 관문은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 여부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26일 휴전 협정 승인 문제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침묵 모드'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그가 휴젠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물밑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이스라엘을 처벌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휴전을 지지하게 됐다"고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문제는 여전히 휴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 세력이다. 극우파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휴전 협정 체결은 헤즈볼라를 섬멸할 역사적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