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1년 5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 에너지와 공급망, 첨단기술 등의 분야에서 민간 차원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상의 회장단이 만난 것은 2023년 6월 부산 회의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임페리얼 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제13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신현우 한화 사장 등이, 일본에서는 고바야시 겐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도리이 신고 오사카상의 회장(산토리홀딩스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한 특별 프로그램과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적 인물·기업을 조명하는 경제인 특별 시상식을 제안했다. 그는 "양국 상의가 주도하고 주요 경제단체가 함께 양국의 경제계와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는 포럼, 그간의 경제 협력 역사와 성공 사례를 담은 전시회를 통해 60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의 가치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상의는 에너지, 공급망, 첨단기술 등 민간이 이끌 수 있는 경제 협력 유망 분야를 논의했다. 조현상 부회장(서울상의 부회장)은 "밖으로는 불안한 국제정세, 안으로는 구조적 성장 한계 직면이라는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민간 경제 협력만이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며 "민간이 주도해 구체적 협력 분야를 제시하고 국민에게 협력의 이익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 산업, 첨단 제조업, 관광업을 한일 경제협력 유망 분야로 꼽고 두 나라가 해외 수소 생산설비 공동투자, 공급망 공동 구축 등에 적극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도리이 회장도 "한일 양국의 강점을 활용해 제3국에서 에너지·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SOC),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며 "양자 컴퓨팅, 의료·헬스케어, 문화 교류 등에서도 한일 연계의 높은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국 상의는 △경제적 실익을 가져올 수 있는 협력 유망 분야 발굴 △관광과 문화 교류 등 국민교류 확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 등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한일 무역 갈등으로 2018년 중단됐다가 6년 만인 지난해 재개됐다. 내년 제14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