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성지' 인천 굴업도 직항 여객선 해누리호 취항

입력
2024.11.2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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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 주변 5개 섬 매일 연결
소요 시간 왕복 6시간 45분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등에 지고 떠나는 여행,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 인천 굴업도와 내륙을 잇는 직항 여객선이 떴다.

25일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문갑도·지도·울도·백아도·굴업도 등 옹진군 덕적도 주변 5개 섬을 오가는 차도선 해누리호(487톤)가 이날 오전 취항식을 갖고 첫 운항에 나섰다. 길이 53.6m, 넓이 11m, 여객 정원 338명에 차량 15대(소형 승용차 기준)를 실을 수 있는 이 배는 60여 억원을 들여 지난 9월 건조했다.

인천~굴업도(왕복 169㎞) 노선은 홀수일(인천→문갑도→지도→울도→백아도→굴업도→ 문갑도→인천)과 짝수일(인천→문갑도→굴업도→백아도→울도→지도→문갑도→인천)로 나눠 매일 1회 운항한다. 뱃삯은 인천시 지원금을 제외하고 왕복 기준 6만300원이다. 오전 9시 인천항을 출발해 다시 인천항으로 돌아오는데 6시간 45분가량이 소요된다.

해누리호는 인천항과 덕적도 주변 5개 섬을 연결하는 첫 직항 여객선이다. 그동안 굴업도 등을 가려면 인천항에서 덕적도까지 여객선을 타고 가서 하루 한 번 운항하는 여객선 나래호(159톤)로 갈아타야 했다. 5개 섬에 거주하는 주민 290명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성수기 주말에는 배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상 문제로 덕적도에서 발이 묶이는 경우도 있었다. 주민들은 직항 여객선 취항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고 섬을 찾는 관광객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륙에서 남서쪽으로 90㎞ 떨어진 굴업도는 면적 1.71㎢, 해안선 길이 12㎞, 주민 37명인 작은 섬이다. 오랜 침식 작용으로 생긴 기암괴석과 모래 해변, 얕은 산을 두루 갖추고 있어 '백패킹 성지'로 유명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천연기념물 등 희귀종이 다수 서식해 '한국의 갈라파고스'로도 불린다.

인천시 관계자는 "직항 노선과 정기 화물선이 없었던 덕적도 주변 섬에 연료와 생필품 등이 원활하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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