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경영비리 혐의로 피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구속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김용식)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배임수재 등 혐의로 홍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전 회장은 유령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두거나, 사업 수주를 대가로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는 등 회장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 해외여행을 회삿돈으로 다녀오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 등도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을 고소하면서 횡령 및 배임수재 액수가 약 201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액수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021년 '불가리스 사태'를 사실상 홍 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불가리스 사태는 남양유업 유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연구 결과를 허위 홍보해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광범 전 대표 등만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최근 수사 과정에서 "홍 전 회장이 휴대폰을 없애라고 지시했다"는 진술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남양유업 관련 연구소장을 지낸 A씨의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 홍 전 회장과 함께 영장을 청구했다.
홍 전 회장 등에 대한 수사는 경영권을 이어받은 남양유업 측이 8월 홍 전 회장 등을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본격화했다. 검찰은 10월 홍 전 회장의 주거지와 남양유업 본사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18일과 20일 홍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