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멕시코 진출기업 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대(對)멕시코 통상정책 변화를 점검했다고 22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역협정(USMCA)의 재협상을 예고한 만큼, 멕시코 진출 기업의 우려를 듣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간담회에는 멕시코에 투자하거나 생산 기지를 가진 완성차업체 기아와 자동차 부품사 HL만도·LG이노텍·LS이모빌리티·현대모비스, 철강회사인 포스코 등 6개 기업이 참석했다.
멕시코 진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보편 관세 부과 △USMCA 재검토 △중국 우회수출 대응 등 각종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갖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우선 트럼프 재집권 직후로 예상되는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요구사항이 (기업 대응 방향의) 관건인 만큼 우리 정부가 관련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기업 요청이 많았다"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민관이 합동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최근 바이든 정부 주도의 미국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의 최대 수혜지로 주목받았다. 우리 완성차‧자동차 부품 분야 기업 진출도 활발하다. USMCA 협정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이 가능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친환경차 보조금 요건도 맞출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멕시코를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경로로 보고 무역 장벽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멕시코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2년 7억 달러 수준이었던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투자 금액은 지난해 9억 달러, 올해는 상반기 기준 14억 달러까지 늘었다.
산업부는 멕시코 외에도, 미국과 교역규모가 크고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한 지역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통상환경 변화를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멕시코는 10월 들어선 멕시코 새 정부뿐 아니라 미국 통상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멕시코 연방정부를 비롯해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주(州)정부와도 협력채널을 구축·가동해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