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을 이유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 탄핵 대상으로 지목된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명백한 탄핵소추권 남용"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조 차장검사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검사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 사유는 전혀 없고 다만 수사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 지검장, 조 차장검사,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하기로 했다. 탄핵 사유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불기소가 직무유기이자, 공무원의 중립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조 차장검사는 이에 대해 "이성윤·이정수 전 검사장부터 강제수사 후 결론 내리지 못한 채 4년 6개월간 처분이 안 난 사건"이라며 "이창수 지검장 부임 후 김 여사에 대한 70쪽 분량 서면조사, 대면조사를 하고 기록 검토해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결론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검장과 제가 탄핵소추되면 주요 사건 공소유지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상자는 즉시 직무가 정지돼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업무에 복귀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 위증교사 사건 등을 공소 유지 중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백현동 인허가 관련 허위사실 부분은 2년 전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가 성남지청에서 함께 수사지휘를 한 사건으로, 최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수사는 물론 공소유지까지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가 전담했기 때문에, 직무정지 때는 항소심 준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번 검사 탄핵이 이 대표 사건 수사와 재판을 염두에 둔 '보복성 탄핵'이란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이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하면 22대 국회 들어 7명째 검사 탄핵이다. 앞서 탄핵이 추진된 안동완 부산지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의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조 차장검사는 "합리적인 절차와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이제까지 (탄핵) 인용된 것도 없지 않느냐"며 "경제·민생범죄 수사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