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유럽에서 인력 4,000명가량을 감축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 전체 인력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드는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독일 디벨트 등에 따르면 포드는 2027년까지 유럽에서 직원 약 4,000명을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 본사 및 조립 공장이 있는 독일에서 대부분의 감축이 이뤄진다. 독일 내 감축 예상 인원은 2,900명으로, 독일에 고용된 직원(약 1만6,500명)의 약 18%에 해당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약 3,000명이 근무하는 독일 자를루이공장을 이미 내년에 폐쇄하기로 확정한 상태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러한 조치를 단행하는 건 수요 부진이 심각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유럽 내 포드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7.9% 줄었다. 업계 감소율(-6.1%)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디벨트는 "독일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것과 맞물려 수요가 급감한 데다 경기 침체 및 고용 불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기피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포드는 전기차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들였고, 각종 규제 탓에 충분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디벨트에 따르면 포드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쾰른 공장에 투자한 비용은 약 19억 유로(약 2조8,025억 원)다. 마르쿠스 바센베르그 포드 전무이사는 "포드는 유럽에서 강력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렵지만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드가 직면한 문제는 유럽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독일의 문제이기도 하다. 독일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지난달 독일 내 공장 10곳 중 최소 3곳을 폐쇄하는 안을 제시한 뒤 후속 논의를 노동조합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