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원 상당의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사퇴한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문헌일 백지신탁 거부 사퇴 책임추궁 구로시민행동(구로시민행동)'은 21일 문 전 구청장을 직무유기·사기·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구로시민행동은 "선출직 공직자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공직을 사퇴한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상 유례가 없는 초유의 사태이자 정치적 참사"라며 "문 전 구청장은 4년간 구청장직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으나 주식백지신탁 결정을 회피하려 사퇴해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직자 한 명의 사적 이익을 위해 30억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며 "문 전 구청장은 자신이 재산관리 사무를 총괄하던 구로구의 재산 27억여원을 불필요하게 보궐선거에 쓰이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참사의 원인은 자신을 선출해 준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할 생각조차 없는 문 전 구청장의 공직윤리의식 결여, 그런 후보자를 검증 없이 공천한 국민의힘의 무능, 공직자가 법에 규정된 공직윤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퇴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장치와 수단의 부재"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구청장은 자신이 보유한 문엔지니어링 주식을 백지신탁하라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후 문 전 구청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지키기 위해 지난달 15일 구청장직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