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핵폭발 충격으로부터 대피할 수 있는 이동식 방공호의 대량 생산에 나섰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한 본토 공격을 허가하자, 러시아는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며 핵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사태부 산하 연구소는 자신들이 개발한 이동식 방공호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KUB-M'으로 명명된 방공호에 대해 연구소는 "자연재해 및 인위적 사고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다기능 구조물"이라며 "시민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KUB-M'은 핵폭발로 인한 충격파와 방사능으로부터 최대 54명을 48시간 동안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핵폭발은 물론 재래식 무기로 인한 폭발과 화재, 화학물질 공격 등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철제 컨테이너처럼 생긴 이동식 방공호는 트럭으로 쉽게 운반할 수 있다. 연구소는 "방공호는 러시아의 광활한 북부 영구 동토층에도 배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에 달하는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내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틀 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에 있는 군사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그러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사용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개정하며 서방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개정된 독트린은 러시아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