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62·한국명 황성국)이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와 관련해 미 법원으로부터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이날 선고 공판에서 빌 황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에게 "모두를 위한 평등한 정의이며 정당한 처벌"이라며 이 같이 선고했다. 황씨는 지난 7월 사기와 공갈 등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검찰은 그에게 징역 21년형을 구형했다.
황씨는 이날 법정에서 "아케고스 직원들과 은행들, 고통을 겪은 은행 직원들에게 깊은 아픔을 느낀다"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진정 국가적 재앙으로 묘사할 만한 드문 사건"이라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앞서 뉴욕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황씨가 360억 달러(약 50조4,000억 원) 규모의 회사를 몰락시키고 대출기관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시세 조작을 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황씨와 아케고스는 초고위험 레버리지 투자로 몰락했다. 2020년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약 70조 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황씨 차입금은 한때 1,600억 달러(약 224조 원)까지 폭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 종목 주가 급락으로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생겼고, 이를 제때 내지 못하면서 결국 회사가 파산했다.
국제 금융회사들의 피해가 컸다. 특히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손실 규모가 55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커 결국 경쟁사인 UBS에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