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소연 변호사가 사임하며 명씨에게 "변호사 말 좀 잘 들어라"라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원지검에 사임서를 제출한 사실을 전하며 사유에 대해 "명태균씨 요청"이라고 밝혔다. 명씨는 지난 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도 안 돼 담당 변호사가 교체된 셈이다.
김 변호사는 명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틀 전(12일)부터 다른 사건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아닌, 의혹을 보도한 뉴스토마토 고소 사건 및 민사 사건을 담당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명씨 요청에 대해 김 변호사는 "처음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무료로 변론해 해주기로 한 것이라 어려울 것 같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명씨 의사가 확고해 결별에 이르렀다.
명씨 사건은 당분간 김 변호사와 함께 변론했던 남상권 변호사가 맡는다. 김 변호사는 '사임의 변'에서 명씨에게 "변호사 말 안 들으면 사건 망한다. 지금이라도 남 변호사님 말씀 좀 잘 들으시라"라고 당부했다. 김 변호사는 "(명씨에게 검찰 조사 때) 진술을 거부 하라고 해도, 술술 다 말씀하셔서 저희 변호인들 언론에 대응하느라 목이 다 쉬었다"고 털어놨다.
김 변호사는 사건을 담당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제보자 강혜경씨의 법률대리인 노영희 변호사와 거친 설전을 벌여왔다. 김 변호사의 사임 소식을 접한 노 변호사는 그 배경에 정치적 외압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노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김 변호사가 과도하게 이준석 의원을 공격하고, 이 의원이 '용산 관련 (의혹을) 다 깐다'라고 하니 (현 정권이) '입 다물라'(한 것). 결국 이렇게 돌아간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