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불복한 연세대 "재시험도 정시 이월도 불가… 대안도 없어"

입력
2024.11.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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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논술 효력 정지 이의신청 심문
수험생 "무책임한 처사, 재시험 쳐야"

연세대학교가 '자연계열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논란'으로 제기된 가처분 이의신청 심문에서 "재시험도 정시 이월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현재 채택한 대안도 없다"고 해 수험생들 사이에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 전보성)는 19일 연세대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앞서 수험생들이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자 연세대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부는 연세대와 수험생, 양측으로부터 자료를 새롭게 받아 재심리에 들어갔다.

이날 연세대 측 대리인은 '재시험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치러진 시험에서 합격선 안쪽의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재시험에서 합격하리란 보장이 없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1차 시험 합격자와 재시험 합격자 중 누가 우선하느냐는 것을 따지기 위한 또 다른 법정 공방도 뒤따를 수 있다"는 이유다. 이어 "재시험의 경우 입시 일정을 고려하면 열흘 안엔 시험을 봐야 하는데 기존 응시자 1만여 명이 전부 참석할 수 있는 날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원래 합격자 발표 예정일인 12월 13일 또는 합격자 등록 마감일인 12월 26일 이전에 재시험 공고부터 실시, 합격자 발표까지 진행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논술시험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세대 측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채택한 안이 있는 건 아니다. (재시험 여부를 다투는) 본안에서 승소할 걸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연세대가 마땅한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며 수험생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수험생 측 법률대리인인 김정선 변호사는 "공정성을 침해받은 시험에서는 어떠한 선의의 합격자도 나올 수 없다"며 학교 주장을 반박했다. 또 "오히려 (합격권 학생들 중) 부정행위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경우가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도록 본안 판단 전 어떻게든 신속하게 재시험을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20일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심리 종결 즉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 나오든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세대는 해당 가처분 효력 정지에 대해 항고할 수 있다. 반대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입시 절차가 일단 재개된다. 이렇게 되면 본안 소송에서도 법원이 연세대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이 경우 수험생 측에서 항고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유진 기자
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