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은 고쳐 쓸 수 없다"며 "정권 퇴진 광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2차 총궐기'를 열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반민생, 반민주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정치적 판단은 완료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권 퇴진 운동은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한 7대 노동입법 과제로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노동자 사회보험 전면 적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법제화 △간접고용 중간착취 철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향상 및 연금수급연령과 정년 격차 해소 △의료·돌봄 공공성 확보를 제시했다. 정권 퇴진 시위를 넘어 입법 과제를 고리로 다양한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엮어낸다는 게 단체의 복안이다.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민주노총은 이달 27일부터 사흘간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2,000명의 조합원이 한자리에 모여 정치세력화, 노조 혁신 방안, 노동운동 전략을 두고 난상토론을 펼친다. 토론 결과는 민주노총의 향후 노선과 추진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양 위원장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정년 연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정년(현행 60세)은 그대로 두고 연금수급 시기를 정년에 맞춰 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실적 이유로 정년 연장을 고민해야 한다면 퇴직 후 재고용보다는 일하던 사람이 계속 같은 조건으로 일할 수 있는 계속고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얼마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조만간 정년 연장에 대한 통일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사회적대화 기구 참여에 대해선 "경사노위는 사회적 공론의 장보다는 정부의 뜻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해 여기에 어떻게 응할지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세력화 방안에 대해선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포함해 여러 방식이 다 열려 있다"며 "민주노총이 독자적인 정당을 만든다면 기존 진보정당들이 더 높은 수준으로 연대해 하나가 된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에서 불법 행위를 사전 기획한 혐의로 22일 경찰에 출석한다. 당시 현장에선 민주노총 조합원 10명과 시민 1명 등 총 11명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조합원 4명에겐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