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탁사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분양대행사에게 억대 뒷돈을 받은 한국자산신탁 전직 임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부동산 신탁사 비위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처음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는 전날 한국자산신탁 전무 출신 백모씨 등 3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 등은 부동산 사업의 분양대행사로 특정 업체를 선정한 뒤, 계약 유지 등을 대가로 수 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각각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탁사의 우월한 직위를 이용해 거래업체로부터 개인적인 뒷돈을 받은 것이다.
이 밖에 백씨는 별도 법인 등을 통해 시행사 등에 토지매입 자금 명목으로 25억 원 상당을 대여·알선하고 이자 명목으로 7억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일부 대출은 이자율 연 100%로, 실이자율이 연 37%에 달해 법정 최고 이자율(연 20%)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해당 혐의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기재하지 않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 부동산 신탁사 두 곳에 대해 불법·불건전 행위 기획검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한국자산신탁 전·현직 직원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약 10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