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허민회 CJ CGV 대표를 지주사 CJ 주식회사의 경영지원 대표로 선임하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18일 밝혔다. 허 대표 이동으로 공석이 된 CJ CGV 대표에는 정종민 CGV 터키법인장이,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각각 발탁됐다. 정기 임원 인사는 올해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 핵심 가치인 온리 원(Only One) 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허 신임 대표가 지주사로 복귀하면서 CJ 주식회사는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직을 맡아 내부 관리를 하고, 허 대표가 그룹 전반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식이다. '재무통' 허 대표는 그룹과 계열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CJ푸드빌 대표이던 2013년 그룹이 총수 부재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CJ 경영총괄 부사장을 맡아 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CJ제일제당 등을 거쳐 CJ ENM 대표에 올라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수상작을 배출하는 데 이바지했다. 2020년 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CJ CGV 대표로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이선영 신임 대표는 2000년 CJ오쇼핑에 신입 입사해 CJ ENM 커머스부문 브랜드사업부장, MD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와 더불어 그룹 내 두 번째 여성 계열사 대표가 됐다. 그동안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커머스부문 대표를 겸임하던 윤상현 대표는 CJ ENM 대표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를 함께 맡아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다. 정종민 신임 대표는 2012년 CJ CGV에 합류해 마케팅담당, 국내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터키 법인을 총괄하며 사업 구조를 혁신해왔다.
CJ는 그룹 최초로 1990년대생 최고경영자(CEO)도 발탁했다. CJ CGV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에 1990년생 방준식 경영 리더가 내정됐다. 그는 올해 2월부터 콘텐츠본부장을 맡아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스크린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CJ 4DPLEX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날 인사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