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금융사들은 건설사에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32개에 달했던 수수료 항목이 11개로 통합·단순화되면서 그간 과도한 수수료율을 호소했던 건설업계는 어느 정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권 및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올해 5월부터 운영해온 '부동산PF 수수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 등 건설 유관 단체를 비롯해 은행연합회 등 금융협회, 메리츠증권 등 금융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TF는 상반기 7개 금융사 점검 결과, 현재 PF 수수료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용역 수행 대가 외에도 신용위험 부담 대가나 개발이익 공유 목적 등 수수료 체계가 복잡해 중복 수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TF는 앞으로 수수료 부과대상을 '용역 수행 대가'에 한정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위험 상승분은 수수료가 아닌 대출금리에 반영하고, 개발이익 공유 목적은 개발사업에 대한 지분 참여를 유도하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수수료를 유형별로 표준화해 현재 32개에 달하는 항목을 11개로 통합·단순화하고, 차주에게는 PF 용역수행 내역 등에 대한 정보제공을 확대하도록 할 예정이다.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PF 수수료 관련 금융사 자율통제 기능도 강화한다. 필요시 금감원이 이행사항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개선안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참석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사 수수료 통폐합, 수수료 부과대상 명확화, 수수료 정보제공 확대 등 그간 업계가 제기했던 문제들이 대부분 반영됐다"며 "금융권의 수수료 부과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개선 방안을 내달 중 최종 확정하고, 내년 1월부터 금융업권별 모범규준 제정 등을 통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