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은 낙상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과 근력이 줄면서 넘어질 가능성이 커지는데, 낙상은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이다.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을 앓게 될 수 있다.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은 수술 후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장기적인 후속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초기 체계적인 재활치료를 받아야 합병증을 줄이고 장애 정도를 낮출 수 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은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이 통상의 재활훈련보다 보행 회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FIRM은 신체운동과 보행 훈련에 집중한 기존 재활치료보다 포괄적인 치료 방법이다. 정형외과‧노인병내과‧재활의학과 전문의와 물리치료사, 영양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해 물리치료부터 영양관리, 합병증 예방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연구진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의 환자 203명을 FIRM 치료군(108명)과 통상재활군(95명)으로 나눈 뒤 1년간 회복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재활을 위해 입원한 시점과 퇴원 시, 수술 후 3개월마다 독립보행 가능 비율과 골절 전 보행상태를 얼마나 회복했는지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보행기능 평가(Koval)의 경우 FIRM 치료군은 –4.13점으로 통상 재활치료군의 점수 변화(-3.22점)보다 더 컸다. 해당 평가는 점수가 낮을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는 뜻이다. 다른 보행기능 평가(FAC)에선 FIRM 치료군의 점수가 3.37점 증가한 반면, 통상 재활치료군에선 2.56점 늘어나는 데 그쳤다. FAC는 점수가 높을수록 효과가 우수하다.
퇴원 후 3개월마다 이뤄진 추적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퇴원 후 12개월 되는 시점에서 FIRM 치료군은 독립보행률이 76.8%로, 통상 재활치료군(56.0%)보다 높았다.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한 비율 역시 FIRM 치료군(81.2%‧재활치료군 62.0%)이 높았다. 병원 측은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해 조기퇴원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노인 골절환자의 기능장애와 사망률을 낮추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이 같은 통합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