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가 15일 국내 출시됐다. MR은 실제 현실과 컴퓨터가 만든 가상현실(VR)을 섞어 놓은 것을 말한다. 따라서 MR 기기를 착용하면 가상 공간에 들어가 각종 동작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영화를 보고 게임이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자판을 입력해 각종 작업을 수행하던 컴퓨터와 달리 손짓이나 음성, 눈 움직임 등이 자판 입력을 대신한다.
이번에 나온 비전 프로는 스키 탈 때 착용하는 커다란 고글처럼 머리에 쓰는 형태다. 여기에 이용자의 손짓과 눈 움직임, 음성 등을 인식해 작업을 수행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들어 있다. 따라서 이용자는 손가락을 맞대어 각종 소프트웨어(앱)를 실행하고 원하는 문장을 말로 불러주면 문자 입력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은 비전 프로에 2,300만 화소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4K 해상도의 초고화질(UHD)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은 애플이 자체 개발한 'M2' 반도체가 담당하며 'R1' 반도체가 12개의 카메라, 5개의 감지기와 6개의 마이크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한다. 운영체제(OS)는 눈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전용 '비전OS'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2시간 사용할 수 있다.
비전 프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은 '카카오톡' '티빙' 등 2,500개 이상이다. 애플TV와 디즈니플러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와 미국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프로골프(PGA) 등도 비전 프로를 지원해 이를 통해 영화와 스포츠 경기를 볼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앱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와 호환된다. 특히 맥 컴퓨터의 가상 화면 기능을 활용하면 비전 프로에서 컴퓨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컴퓨터와 가정용 게임기(콘솔)를 연결해 주는 '스팀 링크' 앱을 사용하면 컴퓨터와 콘솔에서 작동하는 일부 게임을 비전 프로로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256기가바이트(GB)부터 1테라바이트(TB)까지 지원하는 저장 용량에 따라 499만~599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무게도 600g이 넘어 장시간 사용하면 머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