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중국 최대 에어쇼인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에어쇼) 무대에서 자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Su)-57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중러 간 확고한 연대를 재확인한 셈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15일 "러시아의 무기 수출업체인 로소보론엑스포르트가 한 해외 고객과 Su-57의 수출용 모델인 Su-57E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어떤 국가가 Su-57을 구매했는지와 구체적인 구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스텔스 전투기 제조 역량을 갖춘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다. Su-57은 미국의 5세대 스텔스기 F22와 F35 대항마 격으로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투입된 상태다.
러시아는 이번 주하이에어쇼에 Su-57 두 대를 파견했다. 한 대는 비행 시범 공연을 선보였고 다른 한 대는 에어쇼 부스에 전시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 판매를 위해 판을 깔아준 셈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송중핑은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주하이에어쇼가 우리의 파트너들에게 방위산업에서 최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개방적인 플랫폼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으로부터 "중국이 전쟁 조력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중 용도 품목 수출과 러시아 물품 수입 등을 통해 사실상 러시아의 침공을 돕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중국은 자국에서 이뤄진 러시아 전투기 수출을 공개하며 중러 군사 연대를 다시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의 안보 정책 사령탑 격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이번 주하이에어쇼를 직접 참관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중러 간 단결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고 해석했다.
쇼이구 서기는 에어쇼 참관에 앞서 12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만났다. 쇼이구 서기는 이 회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러시아·중국을 겨냥한 이중봉쇄 정책에 대응하는 게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왕 주임은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대외 도전이 많을수록 양국이 단결하고 협력해 공동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