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입맛을 잡고 있는 K푸드 중에서도 K라면이 특히 인기를 얻고 있으나 국내 라면 회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파죽지세를 보이는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고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3분기(7~9월)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4,389억 원, 8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101%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434억 원의 두 배를 웃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49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기록인 1조1,929억 원을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이미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3분기 해외 매출은 3,428억 원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2012년 출시 이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 소비자가 찾는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 실적을 이끌고 있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올해 1~10월 전체 라면 수출액은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라면은 농식품 단일 품목 중 수출액이 가장 큰 '효자 먹거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브랜드는 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 판매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라이벌인 농심, 오뚜기 표정은 밝지 않다. 농심은 3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0.6%, 32.5% 줄어든 8,504억 원, 376억 원이라고 밝혔다. 오뚜기 역시 3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9,041억 원, 636억 원으로 0.5%, 23.4% 감소했다. 모두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한 동시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내려갔다.
두 회사도 해외 사업만 보면 선방했다. 농심,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각각 3,149억 원, 932억 원으로 4.0%, 6.3% 늘었다. 하지만 국내 매출은 농심, 오뚜기가 각각 3.2%, 1.3% 줄어든 5,354억 원, 8,1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업 비중이 삼양식품보다 큰 농심, 오뚜기는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시장 위축으로 타격을 받았다. 이에 더해 대형마트 판촉비 증가 등은 영업이익을 뚝 떨어뜨렸다.
농심, 오뚜기는 신제품 등으로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4분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라며 "미국 법인의 용기면 라인 증설도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진라면 등 주요 제품의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신제품 출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