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도 사카도 없다?...'선택적 국대'로 몸 사리는 유럽리그 선수들

입력
2024.11.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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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 포든 등 8명 부상?...잉글랜드 대표팀 하차
'캡틴' 케인 "대표팀이 클럽보다 우선이고 중요"
英 가디언 "일부는 부상, 다른 일부는 상황 이용"
11월 A매치 또 빠진 음바페...물담배 사진 논란

일부 유럽 국가들이 축구 국가대표 선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타급 간판선수들이 부상을 핑계로 몸을 사리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출전을 꺼리고 있어서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주장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공격수 부카요 사카(아스널)와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도 11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한국시간) "리 카슬리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대표팀에 선발한 선수 중 8명이 하차하는 걸 지켜봤다"며 "이들 중 일부는 분명히 부상을 입었지만, 다른 일부는 상황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카슬리 임시 감독은 지난 7일 26명으로 구성된 네이션스리그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7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전 감독이 경질되고 내년부터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라, 11월 A매치는 카슬리 임시 감독이 맡는다.


하지만 순탄치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카슬리 임시 감독은 26명 중 사카와 데클런 라이스(이상 아스널), 필 포든과 잭 그릴리시(이상 맨체스터 시티), 콜 파머와 레비 콜윌(이상 첼시),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리버풀), 애런 램스데일(사우샘프턴) 등 8명이 부상으로 하차하자, 5명만 대체 선발하는 결정을 내렸다. 즉 잉글랜드는 23명만으로 네이션스리그에 나서게 됐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케인은 전날 ITV와 인터뷰에서 "잉글랜드가 무엇보다 우선이고, 클럽보다 중요하다"며 "부끄러운 일이다. 분명히 힘든 시기지만, 아마도 (선수들이) 그것을 이용한 것 같다"고 작심 발언을 퍼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집 직전 소속팀 경기에서 파머와 콜윌, 포든은 풀타임을 소화했고, 사카와 라이스도 각각 80분과 70분을 뛰었다.

UEFA 55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네이션스리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유럽 최고 권위의 국가대항전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와 달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8년 처음 시작돼 역사가 짧은 데다 소위 A매치에서 소외되는 하위권 국가들을 배려한 친선 경기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2025 클럽월드컵, 2026 월드컵 등으로 경기 수가 늘어나 불만이 나오는 상황에서 네이션스리그의 중요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음바페도 10월에 이어 11월 A매치 명단에서 빠졌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며 "음바페와 논의한 결과 그를 부르지 않았다"며 "나는 위험부담을 안고 싶지 않기에 음바페를 엔트리에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음바페는 대표팀에 오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축구매체 골닷컴은 "음바페가 발롱도르를 위해 데샹 감독에게 중요한 국제 경기만 뛰겠다고 전달했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스웨덴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속에 담배나 대마를 피우기 위해 사용하는 '물담배' 기구가 담겨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 국가의 부름에 선택적으로 응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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