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학생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이 세계 1위로 조사됐다. 반면 컴퓨터로 과제를 수행하는 자신감은 국제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2013년부터 5년 주기로 시행하는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2023'을 12일 발표했다. 34개국 5,299개교, 13만2,998명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측정한 결과다. 국내에서는 152개 중학교의 2학년생 3,723명이 참여했다.
개인이 컴퓨터를 사용해 자료 등을 조사·생성·소통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컴퓨터·정보 소양(CIL)에서 국내 학생들은 평균 540점을 받아 참여국(3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국제 평균은 476점이었다.
개인이 실생활 문제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컴퓨팅 사고력(CT) 평가에서는 국내 학생들이 평균 537점으로 참여국(22개국) 중 대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국제 평균은 483점이었다.
하지만 국내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 자신감은 국제 평균에 못 미쳤다. 문서 생성·편집, 인터넷 정보 검색 등 일반 응용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국내 학생들의 자아효능감은 평균 47점으로 국제 평균(50점)보다 3점 낮았다. 웹페이지 제작·수정 등 전문 응용프로그램 사용 자아효능감도 평균 49점으로 국제 평균(50점) 아래였다.
디지털기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사용에 대해서는 국내 학생들 대부분이 긍정적이었다. 90%가 'ICT의 변화에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ICT 사용은 학습을 더 즐겁게 해준다'(85%), '학교에서 ICT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89%) 등 ICT 활용에 동의하는 비율도 높았다. ICT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동의 점수는 51점으로 국제 평균(50)을 웃돌았다.
다만 국내 교과 중 ICT 사용 비율은 창작·예술과 정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제 평균을 밑돌았다. 국어 14%, 영어 19%, 수학 16% 등 주요 교과들의 ICT 사용률이 국제 평균(23~27%)보다 한참 낮았다.
학교 밖 디지털기기 사용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보호자가 평일 학교 밖에서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69%로, 국제 평균(56%)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주말 및 공휴일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 제한이 없는 학생(78%)도 국제 평균(72%)보다 많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 역량이 우수하지만 자아효능감이 낮아 디지털기기를 학습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