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파죽지세다.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이후 매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8만9,000달러(약 1억2,450만 원)선까지 도달했다. 가상화폐 관련 규제의 대폭 완화를 기대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0만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서부시간 11일 오후 5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서 개당 8만9,0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선 당일이었던 지난 5일 6만8,3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대선 결과가 나온 6일 7만5,000달러 가까이 폭등한 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가격은 지난달 12일 가격(약 6만2,500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약 42%, 5일보다는 30% 정도 오른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3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했던 트럼프 당선자는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는 가상화폐 산업에 180도 달라진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거나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며 외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였다.
여기에 의회 권력까지 공화당 다수로 재편된 만큼 가상화폐 거래를 불편하게 하는 각종 규제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걷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산 일부를 가상화폐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JD 밴스 부통령 당선자나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하워드 루트닉 등 친(親)가상화폐 인사들이 새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도 기대를 부풀리는 요인이다.
미국씨티은행에 따르면 미 대선 직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일부 분석가들은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