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리딩방을 통한 시세 조종으로 100억 원 가까이 편취한 범죄조직이 검찰에 넘겨졌다. 빼돌린 범죄수익을 몰래 맡아주던 총책의 장인도 검거됐다. 이 장인은 범죄수익금 일부가 없어지자 직접 절도 신고를 했다가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12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없이 코인업체를 운영하며 시세를 조종해 피해자 168명으로부터 98억 원 상당을 뜯어낸 일당 10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사기 및 범죄집단조직·활동 등 혐의를 받는 대표 A씨 등 2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또 이들 외에 수십억 원대 사기 수익금을 맡아 숨겨준 50대 남성 B씨도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B씨는 A씨 장인으로, 사위가 맡긴 범죄수익금 약 28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14일 "오피스텔에 있던 현금 8억 원이 사라졌다"며 직접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B씨가 자금 출처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등 수상한 낌새를 보이자 의구심을 품었다. 그리고 서울청 금수대를 통해 B씨가 사위의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과 연관됐다는 걸 확인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B씨가 신고 직전 해당 오피스텔에 보관하고 있던 돈을 인근 다른 오피스텔로 옮긴 정황을 포착, 범죄수익을 압수하고 체포했다.
앞서 경찰은 이미 지난 4월부터 해당 코인업체의 본사,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 11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피의자들은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은 회원들에게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C코인을 재단 프라이빗 세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시작부터 30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판매했다. 이후 시세가 급등하면 다시 폭락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해당 코인은 1개당 100원에 판매됐는데, 피해자들은 개인별로 평균 30만개(3,000만 원)를 구매했다고 한다. 기준 시세는 한때 1,184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2.7원으로 폭락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고령으로 피의자들은 처음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취약한 계층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다"며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권유에 대해선 적법하게 신고된 사업자인지 확인하고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