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야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립이 아닌 협치의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11일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 조배숙)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이원택)이 공동 주최하고 박희승(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민주당 의원, 전북도, 남원시가 주관하는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국회 대토론회’가 오는 1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조배숙 의원은 앞서 9월 30일 국회서 열린 ‘제2중앙경찰학교 전북 유치’ 기자회견에서도 “오늘 여야가 사이좋게 모였다”며 “지방 소멸 위기 지역에 중앙행정기관 유치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아 호남동행 특별위원장이자 전북 유일 여당의원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수민 국민의힘 호남동행 의원을 비롯해 김대식·신성범 의원, 국민의힘 대구·광주시당, 경북·경남·전남도당 등 여당 의원들도 지지했다.
경찰청은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만으로는 신임 경찰을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연간 5,000명 수용이 가능한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 남원시 3곳을 건립 후보지로 선정했고, 최종 후보지는 내년에 발표한다.
전북도는 남원시 운봉읍의 농촌진흥청 산하 가축유전자원시험장(166만여㎡)을 건립 부지로 제시했다. 기재부 소유(99%) 국유지로 토지 매입 비용이 없어 즉시 개발이 가능하고 광주-대구 고속도로, KTX·SRT 구축, 2030년 대구-광주 달빛철도 개통 등 지리적 강점이 있다는 게 도 설명이다. 도내 여야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남원 유치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새만금 예산 확보, 남원 공공의대 설립 등 지역 주요 현안마다 당 방침과 유불리에 따라 대립하거나 다른 의견을 고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박희승 의원은 “공공·행정기관 지방 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라 여당 의원들도 경찰학교 남원 유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은 “가장 시급한 경찰학교 유치를 시작으로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해 꾸준히 협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여야 정치인 모두 실적 쌓기를 위한 일시적 협력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 정부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지역 내부 여론 수렴이 중요해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는 건 사업 당위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다만 사업 유치 이후에도 당리당략보다 해당 지역에 필요한 정책 발굴이나 인프라 구축 등 지역 균형 발전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