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유명 안무가 리아킴이 이끄는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과 함께 댄스웨어 브랜드 '싱귤러'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을 상대로 면세품을 파는 면세점이 자체 브랜드를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면세점 업계가 한동안 겪고 있는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조치다.
롯데면세점은 공식 온라인몰과 9일 연 서울 잠실롯데월드몰 팝업스토어에서 싱귤러 판매를 개시했다. 싱귤러는 여성 댄스팀 간 대결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널리 알려진 원밀리언과 7개월 동안 협업해 만든 댄스웨어 브랜드다.
리아킴이 직접 디자인 제작에 참여한 싱귤러는 댄스 문화를 즐기는 10~20대가 좋아할 '힙'한 의류를 내세운다. 예컨대 옷에 뚫려 있는 구멍을 활용하거나 여러 아이템을 겹쳐 입는 듯 각자 스타일대로 표현할 수 있다.
면세점이 면세품이 아닌 일반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 롯데백화점을 보면, 2020년 아모레퍼시픽과 공동으로 내놓은 고가 화장품 '시예누' 등 손에 꼽힌다. 자체 브랜드 출시는 본업인 면세점 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면세점 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덜 찾고 1인당 구매액도 줄면서 불황을 겪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에서도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원밀리언과 손을 잡음으로써 외국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밀리언은 유튜브 구독자만 2,630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몰 등에서 정가 판매하는 싱귤러가 시내·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 부가가치세를 매기지 않은 면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남궁표 롯데면세점 신성장사업부문장은 "잘파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생)와 외국인에게 인기 많은 원밀리언과 손잡고 첫 패션 브랜드인 싱귤러를 론칭했다"며 "고객들이 싱귤러를 통해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