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4대 개혁'… 난제 첩첩 임기반환점에 尹 지지율 17%

입력
2024.1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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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 임기반환점(10일)에 국정이 힘을 받기는커녕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라 분위기를 침울하게 한다. 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대통령 직무평가에서 긍정 응답이 2%포인트 하락해 취임 이후 최저치를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부정 응답은 2%포인트 오른 74%로 최고치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비판이 쏟아진 파장이 그제 하루만 제한적으로 반영됐음에도 이 정도다.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2016년 10월 말 지지율 17%를 기록하며 무너지기 시작한 사례를 대통령실은 직시해야 한다.

지지율 추락 관성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가 김건희 여사 문제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다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냉랭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그제 미흡한 회견 탓에 대통령 '신뢰의 위기'가 국정 최대 리스크로 되레 부각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대국민 사과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는 기이한 모습까지 보였다. 온갖 난제가 첩첩산중인데 국민적 의구심을 안고 남은 2년 반을 그대로 간다면 후반기 여정도 순탄할 리 없다.

윤 정부 임기 후반기 상황은 전반기보다 훨씬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맞춰 대외안보통상정책의 신속한 재정비가 절실해졌다. 미북, 미북러 관계 지형의 변화가 예상되고, 무역·통상 여건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당초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됐던 경기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라앉을 조짐이 강해지고, 내년 경제전망은 더 어둡다. 산업경쟁력 강화와 황폐해지는 자영업 상황을 되살릴 대책이 시급하다. 윤 대통령이 거듭 강조하는 '4+1' 개혁 역시 여야를 아울러 국론을 모으지 못하면 다시 한번 일장춘몽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선 곤두박질친 지지율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쇄신에 나서고, 실천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엊그제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지나치듯 언급한 조치만으론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