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 유기' 신상 공개 결정했으나… 군 장교 "공개 거부"

입력
2024.11.07 18:09
심의위 "중대한 범죄 등 판단 공개 결정"
피의자 공개 거부로 최소 5일 공개 유예
법적 대응 시 법원이 공개 판단할 수도

경찰이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 상류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피의자가 이를 거부해 곧장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강원경찰청은 7일 오후 청내에서 수사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A(38)씨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는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를 입힌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신상공개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0년 이후 현역 군인에 대한 신상공개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피의자 A씨가 즉시 공개에 이의를 신청함에 따라 경찰은 5일의 유예기간 뒤 신상을 공개키로 했다. 만약 유예기간(12일) 내에 A씨가 법원에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정식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신상공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A씨의 법적 대응이 없는 경우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더라도 A씨의 신상은 13일쯤 공개될 전망이다.

앞서 2020년 7월 경찰이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한 30대 남성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피의자가 낸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끝내 공개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국군 사이버작전정보사령부 예하부대 소속 중령 진급예정자인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8일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박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