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송영길 "내 당선, 풀뿌리 민주주의 승리"… 검찰 징역 9년 구형

입력
2024.11.06 18:37
1심 선고 기일, 내년 1월 8일로 지정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결심 공판에서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자신은 돈 봉투에 대해 알지 못했고 법적으로도 관련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반면, 검찰은 송 대표를 이 사건 '최대 수혜자'로 규정하며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송 대표의 1심 선고 결과는 내년 1월 초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는 6일 송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당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송 대표는 "내 (민주당 당대표) 당선은 민주당 역사상 혁명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승리"라면서 "이 사건 기소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를 언급하면서 "명씨 폭로 사태를 보면서 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가 얼마나 깨끗하게 치러진 건지 밝혀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송 대표의 뇌물 혐의에 대해선 징역 6년에 벌금 1억 원,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송 대표)은 이 사건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로 가장 큰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5선 국회의원이자 인천광역시장 등을 역임해 더욱 높은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데도 청렴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 4월 당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윤관석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들에게 줄 돈 봉투 20개(총 6,000만 원)를 전달하고, 지역본부장 등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합계 650만 원 상당 돈 봉투를 돌리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20년 1월~2021년 12월 그의 정치활동을 지원 및 보좌하는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7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이 중 4,000만 원은 인·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송 대표에게 건네진 뇌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송 대표는 지속적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돈 봉투 사건과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은 법원으로부터 잇달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윤 전 의원은 돈 봉투에 넣을 불법자금 6,000만 원을 조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받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윤 전 의원에게 돈 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는 허종식 민주당 의원과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에게도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들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항소심에선 무죄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로 의원들을 (검찰에서) 부른다고 하는데 절대 나가서는 안 된다"고 두둔했다.

재판부는 송 대표의 1심 선고 기일을 내년 1월 8일로 지정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송 대표는 5월 30일 재판부의 보석 허가에 따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