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기초연구사업에 2조3,41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됐던 올해 기초연구 예산(2조1,200억 원)보다 10.5% 늘었다. 지원 체계도 연구의 지속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올해 기초연구사업에서 계속지원 예산이 삭감되고 생애기본연구 지원이 중단되는 등 이공계 성장 사다리가 끊겼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6일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2025년도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기초연구 지원은 젊은 연구자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중견 연구자의 역량을 축적해 확장하는 '지식 창출 파이프라인 강화'에 방점에 찍혔다.
이를 위해 우선 과기정통부는 신임 교원의 연구 역량 배양을 위한 ‘씨앗연구’ 사업을 신설해 총 400억 원을 400개 안팎의 과제에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시설·장비 확충을 위해 연간 최대 5억 원을 지원하는 ‘신진 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으로 올해 100여 개의 신규 과제를 지원하며, 우수 신진 연구자 지원 예산도 지난해보다 1,200억 원 늘어난 3,678억 원을 책정했다.
중견 연구자들에게 돌아가는 창의연구는 신규 과제 수를 올해 140개에서 내년 885개로 대폭 확대해 다양한 학문 분야를 폭넓게 지원한다. 연구 역량이 축적된 중견들에 대해서는 리더 연구자 또는 글로벌 협력 등 주제를 세분화해 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중견 연구자가 우수한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약연구'도 신설됐다. 내년 말 지원이 끝나는 300개 안팎의 과제를 선정해 3년간 연간 약 3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개척연구’는 150여 개 과제에 연 1억 원 안팎이 지원될 예정이다. 취지에 부합하도록 중간 점검을 폐지하되, 도전적인 연구 풍토 조성을 위해 '기초연구 1인 1과제' 원칙 예외가 허용된다. 정부가 국가·사회의 수요를 고려해 연구 분야를 발굴·제시하되, 과제 기획과 추진은 연구자가 주도하는 ‘국가아젠다기초연구’도 추진된다.
과기정통부는 기초연구 평가에 분야별 최우수 연구자 참여를 확대하는 등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연구관리 제도를 연구자 친화형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자들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기초연구 본연의 목적인 지식의 탐색과 확장에 매진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지난해 R&D 구조 개편에 따른 현장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신호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