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로 기업 들어오면 호재/”
“일산은 베드타운(통근자 주거지)에서 절대 못 벗어나.”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에 택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후 지역별 집값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구도심은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비관론과 생활기반시설이 늘어 동반 상승한다는 낙관론이 맞선다. 경기 고양시가 대표적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앞으로 일산 신도시와 인접한 대곡역세권지구에 주택 9,000호가 새롭게 들어선다. 일산 신도시 기존 주택(10만4,000호)의 8%에 달하는 물량이다. 첨단지식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던 지역에 예상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하려 한다는 뒷말이 나온다. 고양시가 업무시설 부족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베드타운으로 남으리라는 우려다.
이에 반해 대곡역세권지구가 촘촘한 철도망을 바탕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주변 부동산 가치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부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자족시설과 업무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곡역세권이 ‘수도권 서북부의 새로운 중심’이 된다는 전망도 내놨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도 시장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강남권에 신축 주택 2만 호가 공급되는 만큼, 주변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급량이 인접한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6,569호)의 3배가 넘는다.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맞물려 집값 상승세가 누그러든 만큼 이번에도 국지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토지 보상비가 주변에 재투자돼 땅값을 올리고 집값까지 밀어올린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신규 택지에 주택이 들어서려면 토지 보상이 끝나고도 수년이 걸리는 만큼 토지 주인들이 주변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얘기다. 서리풀지구가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와 동반 상승(시너지) 효과를 내리라는 기대도 있다.
전문가들은 택지 개발 초기에는 주변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 땅값과 집값은 분명히 오른다”며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주변 지역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공급 확대 소식이 수요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신축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값의 방향은 신규 택지와 구도심을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오래된 신도시에서는 신규 택지로 인구가 유출될 수 있다”면서도 “신규 택지를 기존 신도시와 연계해 개발하면 지역의 개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