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방송인 김종국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식 축의금을 적게 낸 다른 방송인을 조롱했다가 누리꾼에 뭇매를 맞았다. 축의금 부담이 직장인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시대에 김종국의 발언이 적정선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인 셈이다.
김종국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런닝맨'에 출연해 지난달 20일 있었던 개그맨 조세호의 결혼식 뒷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 유재석이 "결혼식에서 김종국이 옆에 조나단을 앉혀놓고 말을 많이 하더라"라고 하자, 김종국은 "(조나단이) 축의금은 얼마 하지도 않고 (음식을) 겁나 처먹더라"라고 했다. 평소 조나단과 친분이 있는 김종국이 예능 프로 특성상 농담처럼 뱉은 말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은 김종국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말에 시간을 내서 축하하러 갔는데 축의금 액수로 민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 "예능이라도 선을 넘은 발언" 등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에 몰려가 댓글에서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돈 문제로 남을 흉보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라고 비판했다. 조나단의 나이(24세)를 고려하면 경제활동 기간이 길지 않은 사회 초년생에게 과도한 지적이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종국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 전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축의금 액수가 뜨거운 감자였다. 블라인드 등 커뮤니티에서는 "식대가 비싼 호텔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야 하는데 얼마를 내야 하나" 등 고민 상담 게시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반대로 "식대 원가보다 훨씬 적은 축의금만 낸 지인에게 실망했다"는 결혼식 당사자들의 불만도 많다.
그렇다면 통념상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축의금 액수는 얼마일까. 지난 4일 카카오페이가 자사 송금 서비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축의금 목적으로 송금된 금액 평균은 올해 9월 기준 9만 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7만3,000원)과 비교하면 23%나 증가한 수준이다. 실제로 낸 축의금 액수와 별개로 적정선을 따질 경우 "10만 원이 적당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1~3일 7만4,65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투표에서 응답자 58%가 해당 금액을 적정한 축의금 액수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