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4일 열 번째 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수수료 인하 방안을 두고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입장 차이가 여전한 탓이다. 상생협의체는 7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재차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나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수수료 인하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에서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는 네 시간에 걸쳐 수수료 인하 문제 등을 두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애초 상생협의체 활동 기한(10월 말) 내 마지막 회의였던 10월 30일 9차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한 번 더 모였는데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셈이다.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입점업체와 배달 플랫폼의 의견)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의견을 좁히기 위한 여러 요청을 플랫폼에 했다"며 "오늘도 이 차이가 크게 좁혀지진 못했다"고 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쿠팡이츠는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 제안을 받아들여 차등 수수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전 회의 때 공익위원들은 ①최고 수수료율을 낮추고 ②영세 식당은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는 큰 틀의 조정안을 제시했다. 가령 △매출 상위 20%까지는 7.8% △21~80%는 6.8% △하위 20%는 2% 등을 부과하는 식이다. 이에 배민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반면, 쿠팡이츠는 최고 수수료를 5%로 내리는 대신 점주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독자안(案)을 고수하면서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런데 쿠팡이츠 또한 차등 수수료에 대해 수용 의사를 내비치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상생협의체 관계자는 "오늘 회의 개최 직전까지도 쿠팡이츠가 차등 안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쿠팡이츠가 이르면 5일 세부 방안을 제출하면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7일 열리는 11차 회의에서는 최고 수수료율을 어느 수준까지 내릴지, 우대 수수료율 범위는 어디까지 설정할지 등을 두고 끝장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막판에 쿠팡이츠가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 접점을 찾을 여지가 생겼다"고 했다.
다만 전국가맹점주협의회를 비롯한 입점단체 네 곳은 '최고 수수료율 5%'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최종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많다. 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외식사업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최소한의 요구는 중개 수수료 5%"라고 못박았다. 만약 11차 회의에서도 합의가 불발되면 공익위원들이 나름의 중재안을 제시하고 표결을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