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3일(현지시간) 대선 승자를 예측하는 내기 사이트에서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률이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의 막판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심상찮음을 느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규모 가상화폐 기반 내기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가 이긴다'는 데 베팅한 비율은 3일 기준 54.9%였다. 베팅 비율 45.1%인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9.8%포인트 앞선 결과다. 트럼프의 승률이 여전히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으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두 후보 사이 격차는 크게 줄었다. 트럼프의 승리 확률은 지난달 30일 67%로 최고치를 찍은 뒤 나흘 만에 12%포인트 넘게 떨어진 반면, 해리스 승률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오르면서다.
이 사이트에서 트럼프 승률이 10월 초 이후 지속적으로 우상향해온 터라 최근의 급락세는 이례적이다. 특히 베팅 사이트는 젊은 남성들의 참여가 많아 보수적 성향을 띠는 경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감안하면 베팅 참여자들도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판단할 만큼 그의 기세가 주춤해진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텍사스크리스천대 정치학 교수 그랜트 퍼거슨은 "(베팅 사이트) 수치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장에 베팅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선거 상황을 잘 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비슷한 흐름은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7만3,000달러(약 1억 원) 선을 돌파했던 '대장주'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3일 미국 서부시간 오후 6시 기준 6만9,2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나흘 새 5,000달러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 투자자들 역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보고 투자금을 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할 만큼 업계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여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후보로 꼽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