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유럽 내 전쟁을 악화하고 최악의 경우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화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맹과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P는 2일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는 북한군은 새로운 긴장 상황을 나타낸다' 제하의 사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북한이 전투 병력을 배치했다는 사실은 위험한 긴장 고조를 나타낸다"며 "최악의 경우, 유럽 내 전쟁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하는 세계적인 분쟁으로 키우는 위협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WP는 "러시아가 북한군에 의존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침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의 파병은 러시아에 전쟁을 장기화할 추가 인력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병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점진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군사 지원은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푸틴 대통령의 더 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WP는 "북한은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현금을 받고 유엔 제재 때문에 거부됐던 군사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얻는다"며 "북한군은 또 첨단 무기와 무인기(드론) 사용 등 현대전에서의 실제 훈련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경험은 추후 한국과의 전쟁에서 매우 귀중한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설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화 노력은 북한을 넘어서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란은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을 공급했고, 러시아는 예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홍해 인근 상선 공격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중동, 태평양 등 고립된 지정학적 인화점이 집중될 수 있다"며 "이에 대처하려면 확고한 외교, 강력한 동맹 및 억제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