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칠어지는 트럼프의 입… 정적 향해"얼굴에 총겨누면" 막말

입력
2024.11.02 10:35
공화당 내 '반트럼프' 리즈 체니 전 의원 향해
"미친 인간…9개 총구 겨눠진 사격장 세우자"
해리스 "자신 반대하는 정적에 살해 위협"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의 정적을 향해 얼굴에 총을 겨누는 상황을 묘사하는 '막말'로 논란을 빚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의 대담에서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에 대해 "미친 인간"이자 "급진적 전쟁 매파(war hawk)"라고 불렀다. 이어 "9개의 소총을 겨눈 상태에서 그를 사격장에 세워보자. 총이 그의 얼굴을 겨눴을 때 어떤 기분을 느낄지 한번 보자"고 발언했다.

체니는 조지 부시 행정부 2인자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핵심 인사였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그는 의원 재직 시절 민주당과 함께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 진상규명특위에 참여하는 등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고 공동 유세에도 참여했다.

그런 체니를 향한 트럼프의 발언은 향후 재집권할 경우 '정적 제거'를 시사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그는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의 적보다 자신에 반대하는 '내부의 적'이 더 위험하다며 "군대를 동원해 진압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애리조나주 법무부 장관이 트럼프의 발언을 '살해 위협'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리스는 1일 유세를 위해 위스콘신에 찾아 동행 기자들에게 "트럼프는 정적을 향해 폭력적 수사를 늘리고 있으며 체니 전 의원을 향해 총이 겨눠져야 한다고 상세하게 언급했다"며 "이는 (대통령) 결격 사유"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에너미 리스트'(enemy list)는 길어지고, 수사는 점점 극단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체니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독재자가 자유 국가를 파괴하는 방식"이라며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이 외국 전쟁에 적극 개입하자는 주장을 비판하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죽음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말하기는 쉽지만, 그녀(체니)의 손에 총을 주고 싸우러 가라고 하면 '사양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썼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