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31일(현지시간) 북한군 8,000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됐다는 내용의 정보를 공개하고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신 정보에 따르면 북한군 8,000명이 쿠르스크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서남부인 쿠르스크는 러시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개전 이후 영토 방어에 치중하던 우크라이나군은 8월부터 러시아 본토 내부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공격해 들어갔고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격전지가 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러시아는 북한군에 포병, 무인기(드론), 기본 보병 작전 훈련을 시켰다. 참호 구축도 포함된다”며 “아직 우크라이나군과 맞서는 전투에 북한군이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며칠 내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해당 정보가 처음 공개된 것은 유엔에서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에 북한군 8,000명이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미국이 입수했다고 소개하며 “러시아는 여전히 자국에 북한 병사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전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거짓말”이라며 부인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차석대사는 답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북한군 참전은 러시아가 곤경을 방증하는 정황이라는 게 미국 판단이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이렇게 북한 병력에 의지하는 것은 절박하다는 증거”라며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많은 군사들을 잃고 있다. 매일 1,200명씩 죽어가는 러시아 군사 대신 북한 병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북한 용병 사용은 러시아 힘이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들이 전장에 투입되면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