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반독점 당국, 웨스팅하우스·EDF 이의제기 기각·각하…"관련 법률 준수"

입력
2024.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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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당국 "공공조달절차 예외 조항 사용에 문제 없어"
체코전력공사 "내년 3월 31일까지 서명 준비 완료"


체코 반독점당국이 새 원전 건설 입찰에서 떨어진 미국과 프랑스 경쟁사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정한 것에 대한 이의 제기를 두고 1심에서 "위반 사항이 없다"며 대부분 기각·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과가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계약 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본계약 성사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체코 측과 실무 협상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31일(현지시간)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는 홈페이지를 통해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이의 제기는 대부분 기각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입찰자인 체코전력공사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예외 조항을 입찰에 적용한 것이 법의 적용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UOHS는 "해당 예외 조항 적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면 해당 조치를 인지한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며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3월 이 조치에 대해 알았으나 이의 제기는 2024년 8월 1일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공공조달 입찰 원칙을 따르지 않았으며 계약 이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안보 예외 규정인 공공조달법 29조 a조항에 대해선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며 각하했다. 아울러 UOHS는 외국 보조금 규정 위반 주장과 관련해서는 "공공조달법과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입찰 절차와 관련이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UOHS는 "이번 결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종 결정 전까지 해당 공공 입찰 계약 체결은 금지된다"며 "(이의 제기) 당사자들은 UOHS의 청장에게 항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UOHS는 웨스팅하우스와 EDF가 체코 전력당국과 한수원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이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따라 계약 진행을 일시 보류 조치했다. 체코 현지법에 따르면 이의제기 후 최대 60일 안에 판단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 조사 기간 동안 우선 협상 대상자 기업과 계약을 맺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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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OHS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예비 조치는 행정 절차의 목적, 즉 본안에 대한 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항상 발행된다"며 "공공 계약 심사에서는 보통 연간 수십 건의 예비 조치가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전히 절차적인 단계로 어떤 식으로든 과대 평가돼서는 안 되며 절차의 결과나 기간에 대해 아무것도 추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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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사자들은 UOHS의 예비 조치 자체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 계약에 줄 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체코전력공사(CEZ)도 UOHS의 예비 조치에 대해 홈페이지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업 초기부터 관련 법 규정과 체코 정부와의 이행 계약에 따라 (절차가) 진행됐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CEZ는 "이번 문제는 입찰 조건을 알고 있었고 이를 수락하고 입찰서를 제출한 자 중 탈락자에 의해 제기된 것"이라며 "공급업체로 선정되지 못한 후에야 전체 입찰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또한 "예비 조치는 일 처리를 위한 표준 절차일 뿐"이라며 "내년 3월 목표인 본계약에는 영향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2021년 원전 수출 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오현석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체코 반독점 당국에 민원이 제기됐고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수원과 협상을 일단 중지하라는 명령"이라며 "조사는 절차대로 진행하면서도 협상도 계속하지만 체코 정부가 깊숙이 관여된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을 뒤집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최종 계약 목표 시점인 3월 전에 UOHS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체코 측과의 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발주사인 CEZ의 자회사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60여 명이 11월 11일부터 2주 동안 한국에 온다. 이들은 방한 기간 동안 한수원과 사업비를 비롯한 실무 협상을 벌이는 한편 새울원자력본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사업장 등을 찾는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과 발주사는 체코 경쟁보호청의 예비 조치 명령과 관련 없이 기존에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따라 내년 3월 계약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