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31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자기자본이익률은 8%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의약품 판매와 위탁개발생산(CDMO) 등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고, 기술수출과 로열티(기술료) 수익을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 부분에서 내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과 2개 이상의 신규 임상시험 진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부터 2027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주환원율은 배당 총액(보통주+우선주)과 자사주 취득소〮각액의 합을 당기순이익(별도)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한다. 유한양행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2027년까지 자사주 1%를 소각한다. 주가를 15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약 1,200억 원 규모다. 또 주당 배당금을 2027년까지 총 30% 이상 증액(2023년 결산 배당 대비)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공시에 따르면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12개(준수율 80%)를 충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준수율을 달성했다. 이 지표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고 효율적인지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구성·운영 △내부 통제 △외부 감사 등이 포함된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일가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오너 일가의 일방적 경영을 사전에 차단하고, 준비된 인재에게 경영권을 위임하는 선진적인 제도를 실천해온 것이다. 특히 유한양행 이사회는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덕분에 경영진을 향한 효율적 견제 기능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렉라자’를 지난해 7~12월 환자 900여 명에게 무상 공급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암세포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해서 이름 붙은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 정도를 차지한다. 올 1월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까진 하루 약 20만 원의 약값을 환자가 부담해야 했다.
유한양행 측은 “사회 환원과 나눔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 기업의 가치를 사회와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으로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