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설립 평가지표 논란…박홍률 목포시장 강력한 반박

입력
2024.10.30 17:59
정의당 목포시위원회 '의료취약성' 반영 요구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은 30일 전남 국립의대 선정 평가기준과 관련해 "국가공인 의료지표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용역사가 발표한 평가지표는 국립대학병원 설립 목적과 취지를 망각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앞선 29일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부추천 용역 수행 기관인 에이티커니코리아는 순천대와 목포대에서 진행한 공청회에서 교육과정과 교원확보 계획, 병원 부지와 시설, 설립 자금 확보 계획 등 14가지를 평가지표 안으로 제시했다. 또 지표마다 편차가 큰 의료취약성 등 의료 현황 지표는 정성평가에 반영하고, 의료 인력 확보를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는 용역 수행 기관이 제시한 평가지표는 국립대학병원 입법·설립 취지를 배제했다고 반박했다. 보건의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 및 분야, 보건의료 보장이 취약한 층에 의료 공급을 우선하는 국립대학병원 설립 취지에 맞지 않으며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의료급여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아동과 모성, 장애인, 정신질환, 응급진료 등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부족한 보건의료를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립대학병원의 책무를 위해 국가공인 의료지표를 평가의 주안점으로 삼아야 함에도 정성평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표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의료취약지'로 취약한 지역의 의료 여건이 그대로 드러난 국가공인 의료 현황 지표를 반드시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홍률 시장은 “도민의 생명권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전남 서부권의 34년간의 역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의대 설립 추진을 이끌어 냈는데 정작 유치 노력은 평가지표에 전혀 반영이 안됐다”며 “특정 지역을 의식한 이런 역차별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남국립의과대학 신설과 의료취약지 해결이라는 기본을 지키면 허울 뿐인 공모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목포시의 주장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공모의 공정성에 대한 지역주민의 큰 반발이 있을 것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의당 목포시위원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남의대 설립, 최우선 고려사항은 의료취약성 지표"이라며 "전남도는 더이상 헛발질을 멈추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의료취약지에 걸립해야 마땅함에도 전남의대설립 사전심사위원회에서 제시한 14개 지표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특정 대학이 반대한다고 해서 빠질 내용인지 공모의 실무를 맡은 용역사와 심사위원회, 전남도는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인두 목포시위원회 위원장은 "전남은 열악한 의료현실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생존의 몸부림이며 내 부모의 노후와 내 아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전남도와 사전심사위원회는 공모 추천을 위한 평가지표에 의료 취약성 지표를 반드시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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