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달 안에 선제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고 시기도 재차 강조했다. 지난주 '빈손 회동' 전후 밝힌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압박 기조를 이어갔지만, 수위를 더 높이지는 않았다.
한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개혁 성과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말했다. '우려와 실망'에 대해 김 여사 문제를 묻는 질문에 한 대표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 문제 해법 마련이 다음 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판결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도 다시 방점을 찍었다. 한 대표는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겨울 추위가 찾아오기 전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며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5일이다.
최근 내세운 특별감찰관 추천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한 대표는 "특감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것도 안 해서 어떻게 민심을 얻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감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안 생겼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걱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변화와 쇄신의 주체가 되기 위한 태도와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 선거에서 득표율 61%를 기록한 것을 거론하며 "부산에서 국정지지율이 27%가 나왔다"며 "우리가 민심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민심이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발짝 더 움직이고 그 노력을 하자는 것이고, 그게 늦으면 소용이 없다"며 "그 절실한 마음으로 제가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극복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자신의 요구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당한 요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을 향한 요구는 그대로였지만, 당정 간 화합에도 방점을 찍었다. 당장 특감 문제를 두고도 내부 갈등이 노출된 데다, 자칫 김 여사 특별검사법을 추진 중인 야당에 틈을 내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만 나라의 퇴행을 막는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실제 특감 추진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던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한 대표의 100일 기자회견을 의식한 듯 당초 예정했던 비공개 중진 회의를 연기했다. 당내 중진 상당수는 한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